서울시 공공심야약국 지정 운영 안내

욥기 38장 31절부터 35절까지 이어지는 하나님의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다. "네가 묘성을 매어 묶을 수 있느냐? 삼성의 띠를 풀 수 있겠느냐? 너는 별자리를 제때에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북두칠성을 그 별들과 함께 인도할 수 있겠느냐? 너는 하늘의 법칙을 아느냐? 그 법칙을 땅에 적용할 수 있겠느냐? 네 목소리를 구름까지 높여 큰 물로 너를 덮을 수 있겠느냐? 번개를 보내 네 명령대로 가게 하고, '우리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 네게 말하게 할 수 있겠느냐?" 이 웅장한 질문들은 인간의 유한함과 창조주의 무한한 지혜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의 질서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가늠할 수 없는 신비로운 섭리임을 깨닫게 한다.
나는 이 구절을 묵상하며,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정연한 움직임을 떠올린다.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줄기들이 오랜 시간을 건너 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경이로움을 넘어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마치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각기 다른 밝기와 색깔을 지닌 별들은 고유의 궤도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며 우주의 장엄한 심포니를 연주한다. 묘성, 삼성, 북두칠성과 같은 별자리는 예로부터 인간에게 길을 안내하고 시간을 알려주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어왔지만, 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그 시기에 나타나는지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 너머에 존재한다.
이러한 밤하늘의 신비를 담아내기 위해, 나는 나무판에 인두로 별들의 궤적을 섬세하게 새겨 넣는다. 뜨겁게 달궈진 인두의 날카로운 선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강렬한 존재감을 표현하고, 나무의 질감은 우주의 광활함과 시간의 흐름을 암시한다.
우드버닝의 섬세한 표현과 LED의 빛이 어우러진 나의 작품은, 욥기의 질문처럼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우주의 질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인간의 손으로 나무를 태워 이미지를 만들고, 전기의 힘으로 빛을 구현하는 행위는 창조주의 섭리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노력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 작은 행위를 통해 광활한 우주와 그 안의 질서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고자 한다.
수많은 별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에 의해 정교하게 통제되는 듯하다. 그것은 단순한 물리 법칙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창조주의 깊고 오묘한 지혜가 깃든 ‘하늘의 법도’일 것이다. 인간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주의 일부를 탐험하고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욥에게 던져진 하나님의 질문처럼, 인간은 과연 이 광대한 우주의 질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들의 생성과 소멸, 행성들의 규칙적인 공전, 은하들의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겸손한 마음과 경이로운 감정을 표현하고자 한다. 인두로 나무를 태우는 과정은 마치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고고학자의 작업과 같다. 뜨거운 인두 끝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우주의 먼지와 같고, 나무에 새겨진 흔적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하는 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더해진 LED의 빛은 찰나의 순간처럼 반짝이는 별들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나의 우드버닝과 LED 콜라주 작품은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선다. 그것은 욥기의 말씀을 visual art로 재해석하고, 인간의 지혜로는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질서에 대한 깊은 묵상과 경외감을 담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의 광대함과 신비로움을 느끼고, 스스로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의 위대한 질서는 여전히 가늠할 수 없는 신비로 남아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탐구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영원히 빛나는 것처럼, 나의 작품 또한 그 신비로움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작은 속삭임이 되기를 바란다.